펌)  중딩때 학원강사가 친일파 옹호했었던 썰.ssul

어릴때 광주 살았었는데,

거기서 중학교 다닐때 종합학원을 다녔었습니다.

그때 이런 일이 있었는데.. 문득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사회강사가 교재에 일본관련 이야기가 나오니

"근데 친일파, 라는거 말이다" 하면서 딴 얘길 시작하더라구요.

뭐 내용은 뉴라이트 사관과 비슷했습니다.

이미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났는데 국민들 화합을 위해서도 블라블라,

국민들이 하나가 돼야 지역감정이 해소되고 그게 전라도를 위해서도 블라블라,

그리고 당시 나쁜 일본인들만 있는게 아니었고 한반도산업발전에 이바지한 일본인들도 많았고 블라블라,

결국 그 당시 친일파들도 나쁜 의도로 그런게 아닌데 이제와서 그 사람들과 후손들까지 파헤치면 블라블라

지금 생각하면 당장 자리박차고 나올 이야기인데,

그땐 어려서 그 개소리에 '선생님 말씀이니 정말 그런가보다' 했었습니다.

전 학교수업이든 학원수업이든 꽤 열심히 듣고 선생들 말 잘듣는 학생이었으니까..

어린애가 필터없이 순간세뇌 돼버린거죠.

그래서 그 이야기를 어머니께 했습니다.

무려 '다같이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데 그게 친일파 욕하는 사람들 때문에 너무 어려운 것 같아' 라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ㄷㄷㄷ

그러자 어머니가 '왜 그런 소릴 해?', '네 생각이야? 아니면 누가 그런걸 알려줬어?' 하시는데 좀 화나신 것 같길래

'학원선생님이 그러셔서..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서..' 라고 머뭇머뭇하니 어머니도 '알았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다음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아침에 아버지가 다시 물으시더군요. '그런 일이 있었다며, 어떤 선생님이 그랬어?'

해서 선생님 이름과 발언을 다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도 '알았다' 하시고 출근하심

그러고 전 토요일이라 일찍 학교 끝나고 학원가니 원장실로 불려갔고, 가보니 아버지가 와계셨..ㄷㄷㄷㄷㄷㄷ

진짜 완전 굳어서.. 아버지가 학교나 학원에 계신걸 처음 봤기때문에 순간 너무 무서워져서 굳어있으니까

원장선생님이나 아버지나 앉으란 말도 안하고,

"네가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집에서 했다, 맞지?" 하셔서 전 그대로 문 앞에 선 채 "네,네" 했고,

"그 이야길 네게 알려준 사람이 XXX선생님이다, 맞지?" 하시고, 맞다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그리고 그게 수업시간이었다고 했다. 맞아?" 하셔서 "네" 하니,

말 끝나기 무섭게 원장선생님이 열받은 표정으로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하고 원장실 반쯤 뛰어나가심 ㄷㄷ..

그리고 그 뒤로 저는 그 사회강사를 본 일이 없고,

학원인데.. 일주일쯤 뒤에 원장선생님이 프린트된 가정통신문 같은걸 배포하셨는데, 대강 내용은

'해당 강사가 이러이러한 발언을 수업중에 했음을 확인했고, 해당 강사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고과정 중이며,

이런 일이 있어 학부모님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해당 강사에게 지난 2개월 이상 수업에 참여한 XX명의 학생들 수강료는 계산이 끝나는대로 일부 반환할테니

학생편에 계좌번호를 적어주시거나 직접 내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반환일정은 블라블라..'

였습니다.

그거보고 어렸던 전 너무 겁먹어서, 나 때문에 큰 일 났구나, 내가 제대로 일쳤구나 싶었..ㄷㄷ

그래서 풀죽어서 그 가정통신문 들고 학원 문 나가려니까 원장선생님이 기다리고 있다가 걸어서 집에 데려다주심;

아이스크림 같이 먹으면서 "이런건 큰 일 아냐. 그냥 옳은 일이야. 학원 꼭 계속 나와야해? 너랑 네 부모님께 진심으로 고마워, 선생님은."

이런 식으로 계속 달래주셔서 안심이 됐던 기억입니다.

그리고 강의메꾸러 투입된 다른 사회선생님은 첫 강의부터 식민지근대화론 등을 논파하는 내용을 넣으심ㅋㅋ

매 시간마다 다 그랬더라고요. 애들하고 이야기해보니.

그냥.. 창밖으로 중학생들(고등학생?)이 보이는데 학원가 쪽으로 걸어가는 것 같아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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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냥이 양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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