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가 뜨고 있다.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듯 모든 사람이 황금알을 가질 수 없다. 똑같이 3D프린터 창업을 시작했지만 누구는 대박을 내고 누구는 쪽박을 찬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앳된 외모만 보면 고생은 전혀 모를 것 같은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는 ‘무모’하리만큼 3D프린터에 미친 남자다.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의 솔직대담한 고백은 “사실 피규어 제작 스튜디오 창업이 목표가 아니”었다는 것. 3D프린터 창업으로 이제 마이피규어를 안정권 궤도에 올려놓은 이정훈 대표의 원래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편집자 주
3D프린터의 장점이 최초의 사업 아이디어였다
‘3D프린터는 국경과 시간을 초월한다’는 호평이 많다. ‘3D프린터가 제3차 산업혁명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처음엔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도 ‘3D프린터를 활용한 온라인 마켓’을 구상했다. 그러나 곧 한계에 부딪혔다. “세계 시장을 겨냥하려면 자본이 정말 많이 필요하더군요. 현재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일반 소비자와 접촉할 수 있는 사업 중 피규어 제작에 도전했습니다.”
자본 확보 등 착실한 준비를 거쳐, 지난해 10월 마이피규어를 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사천리’일 줄 알았다. 그러나 한동안 정체기를 겪었다.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는 “대표라서 월급이 없다”는 너스레를 떨며 당시를 회상했다. 3D프린터만 있으면 피규어를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피규어는 출력됐지만 퀄리티가 낮았다. 수개월 동안 테스팅 작업에만 몰두해 지금의 퀄리티를 만들었다고. 현재 마이피규어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해 안정권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정훈 대표는 3D프린터 창업을 상담하는 사람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3D 프린터로 창업하면 막연히 성공하리란 기대를 접어야 합니다. ‘맨 땅에 해딩’입니다. 창업 초기에는 고생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환경, 3D프린터 창업을 절실하게 하고자 하는 의지. 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고 성실한 건 3D프린터 창업의 기본 조건이다. 여기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결합돼야 수익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데, 이 또한 3D프린터 출력물의 퀄리티가 보장돼야 가능하다.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는 “3D프린터로 어떤 창업을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세계의 흐름을 읽는 시각, 트렌드를 분석하는 능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3D프린터 창업의 변수, 직원 관리
3D프린터 창업은 여럿이 모여 할 수 있다. 이정훈 대표도 직원을 고용해 마이피규어를 운영하고 있다. 피규어와 캐릭터(아트 토이) 제작은 인물 스캐닝, 모델링, 출력물 후가공 등이 완벽히 맞아떨어져야 한다. 회사 운영을 맡고 있는 이정훈 대표는 디자이너 등에게 믿고 작업을 맡겨야 한다. 이정훈 대표는 “모델링 디자이너와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단 분야다 보니, 입장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대표에겐 활발한 의견 교류, 원만한 작업 프로세스 세팅, 근무 의지를 북돋우는 격려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 “모델링 디자니어와 신뢰를 쌓으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후가공은 성격이 꼼꼼한 직원에게 맡기는 것 등 각별한 직원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남의 작업 방식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이정훈 대표는 “배운 대로 답습하는 것보다 자신만의 ‘3D프린터 출력 프로세스’를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D프린터 출력은 사용자의 노하우와 실력, 환경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똑같은 3D프린터로 출력해도 제품 퀄리티는 다 다릅니다. 나만의 3D프린터 출력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는 3D프린터와 트렌드를 접목한 스튜디오를 만들었다. 지금 소중한 이 순간을 놓치지 싫은 사람들이 피규어를 만들거나 선물한다. 3D프린터 창업이란 이런 것이다. 3D프린터 및 출력 기술 노하우 보유. 시대의 흐름에 맞는 아이템 접목. 그리고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이정훈 마이피규어 대표의 돌직구는 셌다. “섣불리 도전하면 힘들 수 있습니다. 3D프린터 창업은 출력 노하우를 포함해 모든 상황을 복합적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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